질문의 힘

질문의 힘 표지

저자소개

사이토 다카시 - 질문의 달인

메이지대학(明治大學) 문학부 교수인 저자는, 일본 출판가 경영·자기개발서의 ‘스타’ 작가이다. 1960년생인 그는 도쿄대학(東京大學)에서 교육학, 신체론,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으며, 그것을 바탕으로 이론과 실천을 접목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저서인 「신체감각을 되살린다」와 「소리내어 읽고 싶은 일본어」는 각각 신조학예상과 마이니치출판문화상을 수상한 베스트셀러다.

 

 

1. 커뮤니케이션과 질문과의 관계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곧 질문 능력이며 질문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상대방으로부터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능력이 점차 사회적으로 중요한 능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 중 하나는 듣기 능력이며 하나는 질문 능력이다. 듣기 능력이 수동적인 행위라면 질문 능력은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행위이다. 물론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야 좋은 질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상대방과의 대화를 깊이 있게 만드는 것은 바로 질문이라는 적극적인 행위를 통해서이다. 질문 능력이 있는 사람은 대화를 순조롭게 진행해 나가며 상대방으로부터 경험과 지식을 이끌어 낸다.

 

사람들은 대부분 질문을 받으면 최대한 성실하게 대답해 주려고 애쓰기 마련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시시한 질문을 받는다면 대답하는 사람도 질리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좋은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제대로 된 질문을 할 수 있어야 상대방으로부터 살아있는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이 모든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는 없기 때문에 우리가 만나는 전문가들로부터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배워야 한다. 자신이 아마추어라고 해도 질문 방법에 따라 전문가로부터 좋은 정보와 지식을 얻어낼 수 있다.

 

2. 좋은 질문이란 무엇인가

좋은 질문이란 상대방에게 영감을 주는 구체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이다.

 

좋은 질문이란 어떤 질문일까? 일반적으로 질문에 따라 대답도 달라지기 때문에 질문의 수준에 따라 대답의 수준도 달라질 수 있다. 좋은 질문의 첫 번째 요건으로 ‘구체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을 들 수 있다. 구체적이지 못하고 추상적인 질문은 답도 추상적으로밖에 얻을 수 없다. 그리고 비본질적인 질문은 전문가에게 신변잡기적인 질문을 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어떤 질문이 구체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이 아닐까? 예를 들어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와 같은 질문은 본질적이긴 하지만 추상적인 질문이다. '평소에 뭘 하고 지내십니까'와 같은 질문은 구체적이긴 하지만 비본질적인 질문이다. 마음속에 구체적-추상적, 본질적-비본질적으로 구성된 좌표를 그려놓고 본인이 하는 질문을 평가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째로 ‘상대방의 머릿속을 정리해 주는 질문’이 좋은 질문이다. 상대방의 상황을 헤아려 질문을 하게 될 경우 상대방은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며 스스로 정리하게 되는 기회가 되어 오히려 질문한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열심히 대답을 하게 된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이 미숙한 사람의 경우 상대방은 대답하기 싫어하지만 자신은 묻고 싶은 질문을 자주 하게 된다. 자신은 묻고 싶지 않아도 상대방이 대답하고 싶은 영역을 찾아 질문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다. 그러나 가장 좋은 질문은 자신의 흥미나 관심이 상대방의 그것과 만나는 영역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 좋은 질문이란 ‘현재와 과거를 연결하는 질문’이다. 현재 대화를 하고 있는 상황과도 잘 맞고 또한 상대방의 과거의 경험을 끌어낼 수 있는 질문이 좋은 질문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에 대해 말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러한 질문은 대화를 순조롭게 진행시킬 수 있으며 상대방으로부터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게 된다.

좋은 질문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좋은 영감이 떠오르게 한다. 특히 대답하는 사람조차 질문받기 전에서 생각지 못했던 일이 떠오른다면 이것은 창조적이고 뛰어난 질문이다. 질문 능력이란 대답하는 사람이 미리 준비한 사항을 얘기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을 자극하고 영감을 주는 질문을 하는 것이다.

 

3.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방법

상대방의 말을 잘 따라가며 조금씩 방향을 틀어주는 것이 좋은 커뮤니케이션의 비결이다.

 

커뮤니케이션은 따라가기와 방향 틀기를 통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따라가면서 조금씩 방향을 틀어 화제를 바꾸어 간다면 좋은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수 있다.

 

먼저 따라가기의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따라가기 기법 중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고갯짓과 맞장구이다. 상대방이 고갯짓을 하면 말하는 사람은 상대가 자기가 이야기 하고 있는 내용을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편안한 마음으로 계속 얘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맞장구도 고갯짓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그 다음 단계는 ‘말 바꾸기’이다. 상대가 한 말을 자신의 언어로 바꿔 이야기함으로써 상대로 하여금 말하는 내용을 완전히 이해했음을 보여준다. 조금 더 고도의 방법은 ‘끌어들이기’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상대의 말을 기억하고 있다가 다른 화제 속에서 기억하고 있던 말을 인용하는 것이다. 이때에는 메모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따라가기는 기본적으로 상대의 말에 공감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공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심화시켜 나아가야 한다. 상대방의 말을 따라가면서 심화시켜 상대가 말하기 쉽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때 적절한 질문을 통해 상대방이 말하고자하는 포인트를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면 ‘현재 말하고 있는 내용은 이러한(구체적인 예를 들며) 것과 비슷한 것입니까?’라는 질문을 하면 좋다. 이것은 구체적인 예가 상대의 생각에 자극을 주어 대화를 보다 발전시켜나갈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따라가기뿐만 아니라 방향 틀기가 이루어져야 한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생기고 얘기가 자칫 뒤죽박죽이 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질문을 통해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여 참뜻을 이해하고 뒤죽박죽이었던 부분을 정리해야 한다. 방향을 조금 틀어 알기 쉽게 풀어나가는 것이다. 이때에는 ‘구체적으로 말하면 어떤 것입니까?’라는 질문을 하는 것이 좋은데 이것은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며 대화를 전개해 나갈 때 효과적인 기법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달라는 질문은 어느 분야에서든 활용이 가능하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이야기가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진행되면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는 방향을 틀어 본질적인 것을 물어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본직적인 질문을 계속적으로 하면 이야기가 정체하므로 구체적인 예와 본질적인 이야기를 왕복하며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대화는 보다 깊어지며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다.

 

4. 질문 능력을 키우는 방법

질문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노력에 의해 향상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질문의 능력을 키울 수 있을까? 우선은 평소에 생각하지 않았던 질문 능력이라는 개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그러한 개념을 의식하게 되면 자기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이미 한 질문에 대해서는 스스로 판단하게 된다. 그래서 다음번에는 더 좋은 질문을 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좋은 질문은 순간적인 아이디어에서 나오는 것이기 보다는 계속적으로 생각하고 다듬어 감으로써 나오게 된다. 그러므로 질문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평소에 본인의 질문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단점을 보완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강연이나 세미나를 들을 때에도 질문을 하기 위해 즉흥적으로 생각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강연을 들으면서 질문거리들을 생각해야 한다. 강연내용을 메모할 때는 삼색 볼펜을 이용하여 강연내용, 중요부분, 질문 등으로 나누어서 정리를 하는 것이 좋다. 질문의 중요도에 따라 동그라미 세 개, 두 개, 한 개 등으로 분류해 놓고 강연이 끝나고 나서 중요도에 따라 질문을 하게 되면 높은 수준의 질문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밖에도 질문게임을 하거나 또는 평소 책에서 대담이나 인터뷰를 읽을 때 대답뿐만 아니라 질문에 관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좋다. 어떤 질문을 했을 때 어떤 대답이 나오는 지를 보다 관심을 가지고 접하게 된다면 우리의 질문 수준도 점차 향상될 것이다.

 

 

서평

인간의 능력은 질문에서 비롯된다

질문하는 능력이 곧 커뮤니케이션의 능력이며 학습능력의 밑바탕이 된다.

 

모 대학에서 교수들에게 특강을 할 때다. 미국 한인 1.5세 출신 변호사인 모 교수가 질문을 했다. “제가 하버드 법학대학원에서 공부할 때 학생의 절반이 유대인이었습니다. 그들이 강의시간에 교수에게 질문을 하도 많이 해 수업진도를 나가기가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유대인들이 질문을 많이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바로 탈무드식 질문교육에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중략..)

 

유대인은 매사에 호기심이 많고 배우기를 열망한다. 이는 부지런하고 똑똑한 영재들에게 많이 관찰되는 특징이기도 하다. 유대인의 질문식 교육법은 수천 년 동안 자녀를 영재로 키운 원동력이었다. 한국에선 교사의 말을 잘 듣는 학생이 우수한 학생이지만 유대인에겐 좋은 질문을 많이 하는 학생이 우수한 학생이다. (중앙일보 2010.11.25)

 

우리나라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질문은 주로 선생님의 몫이지 학생들의 몫이 아니다. 만약 엉뚱한 질문이라도 할라치면 선생님과 다른 학생들에게 눈총을 받기 십상이다. 학생들은 주로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공부하고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을 할 뿐이다.

 

그러나 학문은 원래 질문에서 시작하며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질문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학문의 중요한 첫 번째 단계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는 말이 된다. 학문뿐만이 아니라 대화도 처음은 질문으로 할 때가 많다. 질문 능력이 없다는 것은 커뮤니케이션능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도 된다.

 

저자는 ‘질문의 힘’에서 바로 질문의 능력을 키워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향상된다고 말하고 있다. 효과적인 질문의 방법을 알아야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좋은 질문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말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떤 질문을 어떤 경우에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한다.

 

‘질문의 힘’에서 저자는 다양한 대담집에 나오는 여러 가지 질문과 답변에 대한 예를 들어가며 독자들에게 질문의 구체적인 사용법을 가르쳐준다. 하지만 그러한 예들이 다소 전문적이고 인터뷰 성격의 질문이 많아 일상생활에서 이용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없지 않다. 물론 저자가 얘기하듯이 질문 능력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평소 질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생각하고 다듬어 가는 중에 점차 향상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질문의 예들은 저자가 말하는 좋은 질문으로서 우리의 질문 능력이 가야할 최종 목표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여러 세미나나 강연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동양 사람은 서양 사람들에 비해 질문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아마 어렸을 때부터 그러한 교육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질문의 능력이 바로 커뮤니케이션의 능력이고 또 학문을 하는 능력이 된다. 질문을 바라보는 관점을 새롭게 하고 평소 질문을 할 때 한 번 더 생각하고 다듬는다면 우리도 점차 풍성한 커뮤니케이션의 세계로 나아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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