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적인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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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스티븐 킹(Stephen King) - 유혹하는 베스트셀러작가

1947년 메인 주의 포틀랜드 출생, 메인주립대학 영문학과를 졸업, 1974년 소설 《캐리》로 이후로 40여편의 소설 발표하였다. 대부분의 작품이 전세계로 번역되어 수천만부씩 팔려나가는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40여 편 이상이 영화나 TV 드라마화 되었다.주요 작품으로《악몽록》《샤이닝》《미저리》《쇼생크 탈출》《돌로레스 클레이본》《스탠 바이 미》《그린 마일》《총알차 타기》《내 영혼의 아틀란티스》《드림캐처》등이 있다.

 

 

1. 머리말

소설 창작론을 쓰게 된 이유와 먼저 알아둘 것

 

스티븐 킹은 오랫동안 글쓰기에 대한 책을 쓸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하던 차에 동료 작가의 "사람들이 수많은 질문을 해도 문장에 대해서는 아무도 안 묻더군요."라는 말 한마디로 힌트를 얻어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한다. 모름지기 작가 지망생이라면 E.B화이트의 ‘the elements of style'이란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 또한 글쓰기는 인간의 일이며 편집은 신의 일이란 걸 알아두길 바란다.

 

2. 이력서

순탄치 않은 삶 속에서 그는 평생에 걸쳐 소설을 써왔다.

 

스티븐 킹은 홀어머니, 형과 함께 풍족하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만화와 영화들의 모방을 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학생 시절 출판사에서 수도 없이 거절 쪽지를 받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글을 썼다. 그는 형이 창간한 신문에 창작소설들을 실었으며, 학교 신문의 편집장으로 있으면서 익살스런 기사로 친구들을 웃기곤 했다. 선생님을 짓궂게 놀리는 글로 정학의 위기를 맞기도 하지만, 그의 재능을 알아본 선생님들은 그에게 억지로 주간 신문 스포츠 기사를 맡긴다. 그는 처음 쓴 기사를 편집장에게 거절당하며 들은 충고-어떤 이야기를 쓸 때는 먼저 자신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생각하고, 원고를 고칠 때는 그 이야기와 무관한 것들을 찾아 없애라-와 조언을 듣고 평생 잊지 않는다. 스티븐 킹은 대학생 때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그녀는 평생 아내와 동료로서 큰 힘이 되어준다. 그는 졸업 후 생계를 위해 세탁소에서 일을 하면서 꾸준히 글을 쓴다. 교사로 취직하고도 가난한 삶 속에 절망하기도 하지만 마침내 ‘캐리’라는 공식적인 처녀작을 발표한다. 그는 캐리의 판권이 40만달러에 팔렸다는 소식을 처음 들은 날 저녁, 아내에게 선물을 주려고 돌아다니다가 문을 연 가게를 찾지 못해 결국 헤어드라이어를 사주고, 그녀는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스티븐 킹은 한동안 알코올과 마약 중독에 시달렸다. 그는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고별사를 낭독하던 순간에도 취해 있었는데, 어느 날 자신이 알코올 중독자라는 사실과 그의 소설 ‘샤이닝’이 바로 자신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는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결국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온다. 창의적인 활동과 정신을 좀먹는 물질이 관계가 있다는 통념과 모든 중독자들의 변명, 주장은 헛소리에 불과하다. 인생은 예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다.

 

3. 연장통

형편없는 작가들이 사는 소굴에는 수동태와 부사가 우글거리며 문단 구조는 잘 이용한다면 소설을 살아 숨 쉬게 할 수 있다.

 

작가들이 자신의 연장통에서 가장 많이 쓰는 연장은 낱말들이며 많이 지니는 것보다는 그것들을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 낱말들은 문법 규칙에 맞춰 구성해야 한다. 언제나 완전한 문장만 써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잘 쓸 자신이 없다면 규칙을 따르는 편이 낫다. 수동태로 쓰는 문장은 한사코 피해야 한다. 수많은 작가들이 수동태를 자주 쓰는 이유는 소심함 때문이다. 자신감이 부족한 것이다. 또한 부사도 소심한 작가들이 많이 쓰는 쓸데없는 창조물이다. 가장 좋은 대화 설명은 바로 ‘말했다(said)’이다. 자신이 하고픈 말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면, 능동태와 간단한 동사로도 얼마든지 힘찬 글을 쓸 수 있다. 소설의 문단 구조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좋다. 문단의 전환은 여러 모로 쓸모가 있다. 문단이야말로 글쓰기의 기본 단위로 의미의 일관성과 낱말들을 비로소 살아 숨쉬게 한다. 글을 잘 쓰려면 문단을 잘 이용하고, 장단을 익히기 위해 많은 연습을 해야 한다.

 

4. 창작론

좋은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습과 진실을 말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뮤즈는 마법처럼 생기는 것이 아니라 밤을 새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노력할 때 비로소 찾아온다. 나쁜 책이든, 좋은 책이든 모든 책에는 반드시 배움과 가르침이 있다. 남의 글에 매료되지 못한 작가는 자신 또한 남들을 매료시키지 못한다. 멋있다고 생각한 작가의 문체를 모방해보기도 하면서, 자기만의 문체를 개발할 수 있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는 사람은 쓸 시간도, 연장도 없는 사람이다. 어디를 가든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면, 생각보다 책을 읽을 기회는 많다. TV는 작가 지망생에게 백해무익하다. TV를 갖다 버린다면 작가로서 작품의 질 뿐만 아니라 삶의 질까지 향상될 것이다.

 

독서는 어디에서나 가능하지만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며 그 공간의 문을 닫아야 한다. 하루의 목표량을 달성하기 전에는 절대 문을 열지말자. 쓰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좋지만, 거짓은 말해선 안 된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 아는 소재를 회피하고 다른 이들이 좋아할 것 같은 소재를 택하거나 돈에 대한 욕심으로 특정 장르를 택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우리의 '삶' 속에 플롯 따위는 존재하지 않으며 진정한 창조의 자연스러움과 플롯은 양립할 수 없다. 소설 창작이란 이야기가 스스로 만들어지는 과정이며 작가는 그를 위한 장소를 만들어주는 것 뿐이다. 상황이 먼저이고, 등장인물은 그 다음이다. 등장인물들이 자기 방식대로 움직이게 하면 대개 뜻밖의 결과가 나온다. 묘사를 할 땐 독자들이 금방 그 모습을 떠올릴 수 있도록 어떤 것을 설명하고 내버려둬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묘사력을 발달시키려면 모든 감각을 열어놓아 이미지를 떠올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스토리기 때문에 묘사에 매달려 방황해선 안 된다. 비유법은 작가도, 독자도 즐겁게 할 수 있지만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 지도 모르고 형편없는 직유나 은유를 하는 것을 주의하자. 말과 행동은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를 말해주는 결정적 요인이며 좋은 대화문을 쓰는 작가들의 소설은 읽기만 해도 즐겁다. 대화문을 잘 쓰는 작가들은 대개 남들과 잘 어울리고 말하고 듣는 것을 잘한다. 주변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눈여겨보고, 본 것에 대해 진실을 말해라. 그렇다고 인물들을 그대로 가져와선 안 되고, 이야기의 진행과정에서 그들을 발전시켜야 한다. 등장인물들이 자신이나 자신이 봐온 사람들을 닮아있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새로운 유형의 인간을 상상해볼 수도 있다. 좋은 소설을 쓰는 기본적인 두 가지는 연습이 가장 중요하며 진실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또한 꼭 상징성을 의식적으로 넣을 필요는 없지만 일단 자신의 작품 속에서 상징성을 발견했다면 그것을 발전시켜보자.

 

주제보다 중요한 것은 작품의 내용이다. 좋은 소설은 반드시 스토리에서 출발하여 주제로 나아간다. 소설의 초고는 혼자 힘으로 완성하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읽힌 뒤 충고와 느낌들을 전달받아야 한다. 수정본은 초고에서 10%를 덜어낸다. '배경 스토리'는 등장인물에 대한 성격과 동기를 설정하는데, 이것은 앞에 배치하는 것이 좋다. 주인공의 배경스토리를 얼마나 잘 설명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수준이 달라진다. 자료 조사는 필요한 '배경'일 뿐 등장인물과 스토리가 중심이다. 구체적 사실들을 충분히 넣어두면 독자들에게 항의를 받는 것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다. 아는 것에 대해 쓰는 것이 아니라면 자료 조사는 불가피하지만 주객이 전도되어서는 곤란하다. 창작 교실은 작가가 되려는 사람에게 필수는 아니다. 수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일을 하면서 틈틈이 기본기를 다졌고, 가장 귀중한 교훈들은 스스로 찾아 익힐 수 있다. 스티븐 킹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부를 얻었지만, 그것은 순수한 즐거움과 함께 주어진 덤이었다. 어떤 일이든 즐거워서 한다면 언제까지나 지칠 줄 모르고 계속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는 이 책을 쓰던 1999년 여름, 교통사고를 당해 죽음의 위기를 맞고 창작이 삶을 되찾는 한 방법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5. 인생론

글쓰기의 궁극적인 목적은 바로 행복이며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

 

그는 하마터면 즉사할 수도 있었던 교통사고로 대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는 인생에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도록 도와줬던 것은 바로 창작이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치료 도중 이 책을 다시 쓰기 시작한다.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럽던 순간을 이겨내고, 마치 태어나 처음 글을 쓰는 것 같이 낯선 와중에도 다시 시작했다. 글쓰기란 것은 그 글을 읽는 이들만 아니라 작가의 삶도 풍요롭게 할 수 있다. 글쓰기의 목적은 오로지 행복해지는 것이다. 이 책의 대부분은 그 사실을 깨닫게 된 과정이다. 그리고 그러한 행복은 이 책을 읽는 누구든지 할 수 있다. 시작할 용기만 있다면.

 

 

서평

유혹하는 글쓰기를 하고 싶다면?

끊이지 않고 상상하고, 많이 읽고, 많이 써라!

 

전 세계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은 판매부수를 기록하고 있다는 스티븐 킹의 작품들은 공포소설의 1등급에 속한다. 자연히 영화와 미니시리즈로 만들어진 작품만도 수십여 종에 이른다. 등 수많은 공포영화의 걸작이 스티븐 킹 원작이고, 등 초자연적인 현상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따뜻한 작품 역시 스티븐 킹에게서 나온 것이다. 스티븐 킹은 단지 무서운 것이 등장하는 공포만이 아니라, 우리들의 일상에 존재하는 모든 감정을 총망라하면서 누구나 감탄하는 기발한 이야기로 풀어내는 작가다. 무엇보다 스티븐 킹 최고의 매력은 역시 이야기 그 자체에 있다. (한겨레, 김봉석, 2007.07.22)

 

이 책은 그동안 스티븐 킹이 공포와 환상의 세계에서 독자를 쥐었다 놨다 하던 그의 전문분야가 아닌, ‘소설 창작론’에 관한 책이다. 하지만 그는 왠지 뻔하고 경직된 내용이 있어야만 할 것 같은 류의 이런 책에서 마저 자신의 삶과 글에 대한 진솔한 얘기들을 너무나 재밌게, 때로는 감동이 전해오도록 막힘 없이 풀어낸다. 스티븐 킹의 글을 읽을 때면 글과 말은 우선 ‘재미’가 있어야 이 책의 제목대로 꼼짝없이 사람들을 유혹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가 탁월한 이야기꾼이라고 해서, 글을 쓰는 데 마치 뮤즈에게 선택 받은 사람처럼 막힘이나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물론 글에 대한 관심과 재능은 어느 정도 타고났다고 해도, 그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막일을 하면서도 꾸준히 상상하고, 글을 쓰고 언제 어디서든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등, 성공을 거저 얻지 않았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다작’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끊임없이 소설을 창작해내는 그는 이 책에서 재능을 가지고도 작품을 거의 쓰지 않는 작가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그런 그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공포와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행운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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