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저넌에게 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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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대니얼 키스 - 비범함에 대한 의문을 풀어내는 작가

1927년 8월 9일 뉴욕에서 출생했다.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리얼한 현실을 그려내는 작가이다. 『앨저넌에게 꽃을(FLOWERS FOR ALGERNON)』은 전 세계 30개 국어로 번역되었고 영화와 연극, 뮤지컬로 만들어졌다(다른 출판 제목으로는 『찰리』, 『빵가게 찰리의 행복하고도 슬픈 날들』 등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우 2006년 ‘안녕하세요, 하느님’이라는 TV드라마로도 제작 방영되었다. 최근작으로는 『앨저넌에게 꽃을』의 창작과정을 돌이켜본 회상기 『앨저넌, 찰리, 그리고 나』가 있다.

 

 

1. 뜻밖의 제의

32세의 IQ 70의 저능아 찰리 고든은 수술을 통해 IQ 180의 천재가 되었다.

 

(초반, 이 부분에서 찰리의 보고서는 오타투성이며 구두점도 맞지 않고 어휘도 수준이 낮다.) 아서 도너의 ‘도나빵 가게’에서 일하며, 동료들과 즐겁게 하루하루를 살던 찰리라는 32세의 남자가 있었다. 그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매일 읽고 쓰기 위해 키니언의 학급에서 공부해왔다. 어느 날, 찰리는 특수한 제의를 받는다. 그것은 다름 아닌 ‘지능을 높여준다’는 것이었다. 뇌전문의인 스트라우스 박사와 심리학 교수인 니머 교수는 뇌수술을 통해 인간의 지능이 올라갈 수 있는지, 그리고 지능의 변화에 따른 심리의 변화를 알고 싶어 했다. 그리고 그 실험체로서 찰리를 택했던 것이다. ‘로샤 태스트’와 ‘미로 개임’ 등의 사전 검사를 하며 찰리는 ‘앨저넌’의 존재를 알게 된다. 실험용 생쥐로 찰리의 수술 전에 임상 실험용 흰 생쥐는 놀라운 지능으로 미로를 요리조리 빠져나간다. 찰리는 앨저넌에게서 묘한 친밀감과 부러움을 느낀다. 앨저넌은 미래의 자신인 것이다.

 

그 후, 육체의 부작용은 없을 거라 했지만, 불안한 마음으로 찰리는 수술대에 오른다. 머리가 좋아지면 친구가 많아질 거라고 믿었지만, 혹시나 “지혜 나무의 사과를 따 먹은 것은 아닌가” 찰리는 두렵다. 수술 후 입원해 이런저런 테스트를 받지만, 쉽사리 머리가 좋아지는 것 같지 않는 것 같고, 머리를 좋아지는 것을 돕는 기계를 바라보는 것도 피곤했다. 그 후 빵가게로 돌아온 찰리는 동료들의 놀림을 받지만 언제나처럼 헤헤하며 웃어버린다. 그러나 뇌 속에서는 빠르게 지능의 상승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는 점점 기억할 수 있었고 점차 어려운 것에도 도전하게 되었으며, ‘화’라는 감정도 깨닫게 되었다. 또한 자신을 보는 것에 대해 ‘자각’해 가고 있었고 무의식중에서 가족과의 어릴 때 살았던 기억도 점차 되살아나고 있어 자신이 인지하던 세계의 큰 변화를 예감한다.

 

2. 실험용 천재로서의 존재

천재가 되는 것은 찰리에게 가혹한 대가를 지불하게 했다.

 

(중간 부분에서는 천재답게 찰리의 어휘는 유려하고, 화려하며, 성찰에 의한 깊이를 보여준다.) 『로빈슨 크루소』 책을 읽고, 콤마와 표기법을 배우며 찰리는 빵가게에서 자신의 위치는 그저 바보일 뿐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위대하게 보였던 교수들도 그저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엘렌이라는 여자를 만나 몽정을 하며 몸과 마음의 변화를 느낀다. 그러면서 부모와 가족에 대해 상처받았던 아픈 기억이 계속 떠올라 찰리를 괴롭게 한다. 다니던 학교에서의 앨리스 키니언 선생님과의 관계도 남녀의 사이처럼 야릇하고도 묘한 감정에 사로잡히고, 빵집 동료들과 다툼도 하게 되었다. 키니언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지만, 그것은 사춘기 소년이 가진 감정과 다르지 않다고 말하며, 그녀는 찰리의 지능이 높아지면 수준이 맞지 않아질 거라 슬픈 예감을 한다. 결국 빵집에서도 더 이상 일할 수 없게 되어 교수들이 지내는 ‘비크맨’이라는 곳에서 머물게 된다. ‘로르샤흐 테스트’와 ‘미로 게임’ 실험을 거부하며 찰리는 깊이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닥치는 대로 책을 읽어댔다. 그런 그의 변화를 보며 니머 교수와 스트라우스 교수는 발표를 준비한다.

 

실험 발표의 날, 찰리는 자신이 부모도, 기억도, 과거도 있는 인간이며 실험체가 아닌 존중을 받아야 하는 사람임을 깨닫는다. 걷잡을 수 없는 분노를 담아 주변의 교수들을 지적으로 공격한 뒤, 그곳을 앨저넌과 도망쳐 나와 아파트를 구해 살게 된다. 찰리는 논문을 읽고 쓰던 생활을 하던 중 옆집에 사는 페이라는 여자에게 호감을 느낀다. 피아노와 춤을 추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와의 관계가 깊어지며, 술을 댄 찰리는 자신의 안에 여전히 과거의 ‘찰리’가 있음을 알게 된다. 바보였던 자신과 천재가 된 자신의 갭에 그는 괴로워한다. 천재가 되었지만 그는 곁에 친구 하나 없어 외로웠고, 천재인 자신과 공유할 어떤 것도 사람과도 나눌 수 없어 고독해졌으며, 그로 인해 삶은 나쁜 것들로 피폐해져만 간다. 그 후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긴 페이와 헤어지고, 정서적 치유를 위해 발버둥치던 찰리는 가족을 만날 결심을 한다.

 

3. 앨저넌에게 꽃다발을 주는 의미

수술의 실패로 인해 찰리의 지능은 급격히 떨어지고 그는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삶을 정리한다.

 

(이 부분에서 찰리는 예전보다 더 문법 오류가 많아지고, 어휘의 수준도 매우 낮아진다.) 앨저넌은 더 이상 미로 게임을 할 수 없었고 점점 약해져 가고 있었다. 그런 변화를 감지한 찰리는 ‘앨저넌·고든 효과 - 지능 향상의 구조와 기능’에 대해 논문을 쓴다. 더 이상의 인체실험이 이루어지지 않기를 제안한 찰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앨저넌이 죽었음을 알게 된다. 시체 해부 결과 그의 뇌는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앨저넌의 미래가 자신의 미래임을 확실히 알게 된 찰리는 무덤에 들꽃을 바치며 울었다. 시간이 없음을 판단한 찰리는 화해를 위해 가족의 집으로 찾아간다. 로즈(어머니)를 만나지만 이미 그녀는 과거에 갇힌 치매 상태였다. 여동생인 노마를 만나 처음으로 ‘오빠’로서의 자신을 느낀 찰리는 과거의 앙금을 풀게 된다. 그러면서 점차 찰리는 알고 썼던 언어들도 20여 개의 언어는 물론, 주변이 생소해져만 간다. 기억과 지능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모든 것이 낯설어진다. 페이와 헤어진 후 진정한 사랑을 느꼈던, 가슴 따뜻했던 키니언과의 사랑도 정리한다. 마음이 아팠지만 그것을 기억할 지능도 점차 사라져간다. 다시 빵집에서 일을 시작한 찰리는 예정했던 대로 장애인을 위한 위렌 학교로 떠나게 된다. 그렇게 찰리는 자신이 똑똑했었다는 기억만을 가지고 오래가지 않을 생활을 시작한다. 앨저넌에게 꽃다발을 줄 것을, 자신의 옛 집을 지나가는 누군가에게 부탁하며.

 

 

서평

범재도 존중받아야

뛰어난 지성을 갖추지 못하더라도 인간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

 

가수 타블로가 아이큐 테스트를 11초 만에 성공해 화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타블로가 11초 만에 맞췄다는 아이큐 테스트'라며 5장의 그림이 공개됐다. 이 아이큐 테스트는 5장의 그림을 보고 상황에 맞게 순서를 맞추면 되는 것으로 보통 20초 이내 맞추면 아이큐 170 이상인 것으로 간주된다. 타블로는 과거 케이블TV Y-STAR '궁금타'에 출연해 "너무 뻔한 거 아니냐"며 이 아이큐테스트를 11초 만에 푼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울대생들도 평균 1분이 넘게 걸리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타블로의 아이큐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타블로 아이큐 테스트를 본 네티즌들은 "천재인 건 확실하다", "역시 비상한 두뇌를 가지고 있었네", "난 아무리 봐도 모르겠던데", "11초 만에 어떻게 이걸 풀어?" 등 관심을 나타냈다. (중략...문화저널 2011. 10. 25)

 

어느 사회나 ‘천재’들은 존재하고 그 천재에 대해 우리는 동경을 갖는다. 그러면서 ‘나도 천재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이런 발칙한(?) 상상을 현실적인 필체로 써내려간 대니얼 키스의『앨저넌에게 꽃을』작품은 바보였던 찰리가 천재가 되며 겪는 온갖 희로애락과 삶의 변화를 보고서 형식으로 써내려간 SF 소설이다. 철저한 과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상상력을 덧붙여 써나간 이 책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또 새로움을 선사한다.

 

바보였던 찰리는 바보였기 때문에 무시당했고, 천재가 된 이후는 실험체였기 때문에 인간임을 존중받지 못했다. 사람들은 ‘지식은 힘이다.’라고 말하며 많이 알고 천재들을 추앙한다. 그러나 머리가 똑똑하기 때문에 그의 존재가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태어난 이상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존중받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바보는 행복하다든가, 천재는 무조건 불행하다는 이분법적 사고로 이 책에 접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정말로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고 싶은 것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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